오늘 시드니는 하루 종일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유난히 공기가 눅눅했고, 하늘은 잿빛으로 뿌옇게 가려져 있었다. 계절도 슬슬 선선해지려는지, 바람 끝이 조금씩 차가워졌다. 이런 날은 괜히 마음도 느릿해지고, 몸도 따뜻한 무언가를 찾게 된다.비 오는 날이면 늘 그랬듯, 오늘도 김치전이 생각났다.달달한 김치 송송 썰어 넣고, 반죽 휘휘 저어 기름에 노릇하게 부쳐내면—바삭한 겉면 사이로 살짝 몽글하게 익은 김치와 밀가루 반죽이 어우러지며 입안 가득 짭짤하고 구수한 맛이 퍼진다. 옆에 막걸리까지 따라주면 금상첨화지만, 그건 또 다음 이야기로 미뤄두자.하지만 오늘은 김치전 대신, 따끈한 월남국수를 먹었다.좋은 지인들과 함께 골프 라운딩을 마치고 땀도 식힐 겸, 몸도 데울 겸 들른 월남국수집.쌀국수 그릇에 김이 모락..